구체 수학(가제) 제2판 서문 낙서 보충

류광, 2017/11/25 19:51
구체 수학 제2판 낙서 설명을 지금부터 조금씩이라도 올리려고 합니다. 첫 편은 서문의 낙서들입니다.

지금 한창 조판 중인 구체 수학(Concrete Mathematics) 제2판의 페이지 여백에는 다양한 '낙서'가 있습니다. 그중에는 영어 단어의 중의성이나 관련 수학 지식을 이용한 일종의 말장난에 해당하는 낙서들도 있는데, 제한된 지면에서 맛을 살려서 번역하기가 상당히 까다로웠습니다. 그래서 다음과 같은 차선책을 사용하기로 했습니다(서문의 한 역주의 일부입니다).

[인용]

... 그래서 문장을 그냥 통상적인 방식으로 번역하되, 동음이의어 관계를 짐작할 수 있는 단서를 낙서나 해당 본문 문구에 포함하는 정도로(이를테면 원래의 영어 단어를 병기하는 등) 처리했다. 그리고 매번 이런 역주를 다는 것은 오히려 독자의 주의를 흐트러뜨릴 수 있으므로, 특별한 경우가 아닌한 낙서에 대한 부연 설명은 생략했음을 양해해 주기 바란다. 일부 낙서에 관한 추가 설명은 옮긴이 홈페이지(옮긴이의 글 참고)에서 제공하겠다.

번역서가 나올 때에 맞추어 마지막 낙서까지 정리하는 것을 목표로, 이 역주에서 말한 "일부 낙서에 관한 추가 설명"을 차츰 올리려고 합니다. 첫 편인 이번 글은 서문의 낙서들을 다룹니다.

킬로이는 하르가 아니었다.

이 낙서의 원문은 “Kilroy wasn’t Harr.”로, 제2차 세계 대전 당시 유행한 낙서인 “Kilroy was here.”(킬로이 다녀감)와 수학자 알프레드 하르(Alfred Haar)의 이름을 결합한 익살입니다.

'킬로이 다녀감'에 관해서는 위키백과의 글을 참고하세요. 여담으로, 스틱스의 Mr. Roboto 마지막 부분 "I'm Kilroy! Kilroy! Kilroy! Kilroy!"의 킬로이도 이 킬로이에서 따온 것이라고 합니다(그 노래가 수록된 앨범 자체가 "Kilroy Was Here"이고요.

알프레드 하르는 헝가리의 수학자로, 하르 측도, 하르 파형소(웨이블릿), 하르 변환 등이 이 수학자의 이름을 딴 것이라고 합니다.

군(群)을 석방하라.

이 낙서의 원문은 “Free the group.”으로, the group을 '그 집단' 또는 '그 단체'로 해석할 수도 있고 수학 용어 '군'으로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핵에 핵공격을!

이 낙서의 원문은 "Nuke the kernel."입니다. 한국어에서는 핵무기의 '핵'과 수학 용어 '핵'(그리고 '핵심'이나 중핵 같은 일상 용어의 핵)이 한자까지 같지만 영어에서 핵무기의 '핵'은 kernel이 아니라 nuclear이므로, 앞의 낙서와는 달리 동음이의어가 아니라 이음동의어를 이용한 말장난이라 하겠습니다.

n에게 권력을!

원문은 "Power to the n"으로, "Power to the people(민중에게 권력을)" 같은 문구를 연상케 합니다. 수학에서 power는 거듭제곱을 뜻합니다.

N =1 ⇒ P = NP

유명한 난제인 P-NP 문제를, P와 N을 그냥 보통의 변수로 취급해서 간단하게 해결해 버린 것입니다.

난 이 주제에 대해서는 최소한의(marginal) 관심밖에 없어.

페이지의 여백(margin)에 적힌 낙서라는 점을 이용한 말장난입니다.

(서문 낙서 하나 추가합니다 -- 2017-12-09)

알았어: 구체(concrete) 수학은 훈련(drilling)을 뜻해.

원서명 Concrete Math의 Concrete가 건축자재로서의 콘크리트를 연상시킨다는 점을 이용한 말장난입니다(이 비유는 원서 앞 표지에서부터 등장합니다). drilling은 훈련이라는 뜻과 함께 드릴로 뚫는다는 뜻도 있습니다. 철거 현장 등에서 드드드드... 하면서 콘크리트 벽이나 바닥을 깨는 장면을 연상케 하는 낙서입니다. 뇌의 주름에 쌓인 두꺼운 찌꺼기를 깨는 장면을 연상할 수도 있겠고요(흠칫).


그 외에도 서문에는 여러 낙서가 있지만, "굳이" 설명할 만한 낙서들은 이 정도입니다. 다음 편에서는 제1장의 낙서들을 소개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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