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번째 용어 - 분화와 impersonation

Twitter icon류광, 2003-03-27 00:03

impersonation과 분화... 이것을 처음으로 올리는 이유는, 아마 분화라는 말을 사용한 최초의 번역가가 저일 가능성이 많다는 점과, 그러면서도 분화라는 말이 한글 어법에 맞는지 애매한 구석이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컴퓨터 기술 분야에서 impersonation라는 말은 어떤 특정한 접근 권한을 가진 계정이 다른 어떤 특정한 접근 권한을 가진 계정으로 일시적으로 '변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웹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웹 애플리케이션은 보통 익명 계정의 접근을 허용하지만, 작업 도중에는 익명 계정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 필요하기 마련이니다. 시스템의 어떠한 비공개 디렉토리에 접근해야 한다던가 등등... 그러한 경우 애플리케이션은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다른 어떤 계정으로 잠시 변신해서 원하는 일을 한 후 다시 원래의 익명 계정으로 돌아갑니다. IIS의 경우 다른 어떤 계정이란 IUSR_컴퓨터이름 계정이겠죠...

impersonation은 사전적으로는 의인화이지만, 저는 '분화'라는 용어를 선택(선택이라기 보다는 조합)했습니다.

분화는... "영화 비천무에서 설리로 '분'한 김희선의 연기는...." 같은 문장에서 쓰이는 '분하다'라는 동사에서 따온 것입니다. 분하다에 화를 붙이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는 솔직히 별로 자신이 없습니다. 어쨌든 어떤 배우가 극중의 배역으로 분하듯이, 어떤 계정 문맥이 다른 계정 문맥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분화'라는 말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분화라는 단어는 정보문화사에서 나온 Running IIS 4에서 처음 사용했구요. 그 이후에 두 서너 권의 책에서 분화를 사용했습니다. 이후에도 사용할 것이구요. 혹시 그전에 분화라는 말이 쓰인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국어 사전에는 의인화를 의미하는 분화라는 단어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특기할 만한 일은, 2000년도인가 99년도인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한 글에서 분화라는 말이 쓰였습니다. 제 책을 읽고 쓴 것인지 그 분이 생각해 낸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분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적어도 2명 존재한다는 사실....

임퍼서네이션이나 의인화보다는, 분화가 좋지 않나요. 하루에 세번만 입으로 발음해 보세요... 분화 분화 분화...

-- 2001. 08. 05 15:05:27

태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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