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이스 캐슬과의 인터뷰

다음은 인터넷 잡지 가마수트라에 실린, 웨스트우드의 "블레이드 러너" 제작자루이스 캐슬과의 인터뷰 기사입니다. 적당히 정리해서 번역했습니다.

질문은 좋은데 답변은 좀 별로더군요. 몸을 사리는 건지... 그럼.


By Gloria Stern

Gamasutra February 20, 1998 Vol. 2: Issue 8

번역,정리: occam@hitel.net

웨스트우드 스튜디오는 루이스 캐슬(Louis Castle)과 브렛 스페리(Brett W. Sperry)의 지휘하에서 40개가 넘는 콘솔(가정용 또는 업소용 게임기)과 PC용 게임을 만들었으며, 그 중 가장 최근의 작품은 SF 느와르의 결정판, 바로 블레이드 런너(Blade Runner) 라는 고전적인 스토리에 기반한 CD롬 게임이다.

컴퓨터에 이름을 지어주는 것에 별스런 취미를 가지고 있는 우리들로서는, 생명체과 비생명체와의 혼동이라는 개념이 낯선 것이 아니다. 이제, 과학기술이 생명체를 만들 수 있는지, 또 그게 바람직한 일인지에 관한 격렬인 논쟁이 새로운 플랫폼(즉 PC용 게임-역주)에서 벌어지게 되었다.

잔혹한 디스토피아적 대도시의 면모는 필립 K. 딕의 전위적인 소설 "앤드로이드는전기 양의 꿈을 꾸는가"를 디지털화한 것이다. "고전"이란 용어가 현대의 문학 장르인 과학 소설에도 적용된다면, 아마 블레이드 런너 역시 고전에 속하게 될 것이다.

신화학, 은유 그리고 여러 단계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루이스 캐슬과 웨스트우드 스튜디오가 게임을 만드는데 안성마춤이었다.

여기까지는 저자의 글. 이제부터 실제 인터뷰입니다

블레이드 러너를 CD로 만들 생각은 어떻게 하게 되었죠? 이 프로젝트를 하게 된 배경은 무엇입니까?

캐슬:난 항상 영화 블레이드 러너를 좋아했으며, 이 영화를 보았을 때 느꼈던 감정을 제품으로 다시 만들어보고 싶었습니다. 동료인 브렛과 12년간 게임을 만들어 왔기도 했고, 또 최근에 모노폴리와 라이온킹으로부터 느낀 경험에서도 복잡하고 강력한 영화에 접근하려는 욕심이 생겼지요.

루이스씨는 이번 프로젝트에 이것저것 참여를 많이 했던 데요. 웨스트우드 스튜디오의 창립자 중 한 사람이란 점 말고도, 블레이드 러너를 게임으로 만든다는 아이디어자체가 루이스씨의 것이지요. 왜 그렇게 블레이드 러너에 끌리는 거죠? 회사의 다른 직원들도 많이 애를 썼겠죠?

캐슬: 내 자신과 에릭 예오(Erik Yeo, 역주-혹시 한국사람 '여' 씨 아닌감?)가 블레이드 러너의 라이센스로 어떻게 멋진 게임을 만들가 고심했습니다. 수석 디자이너(우리나라로 치면 기획자 정도?-역주) 데이비드 리어리(David Leary) 가 전체적으로가장 많은 일을 했구요. 나는 1995년 초반에 기본적인 기술 사양과 기획서 작성을했지요.

원래의 기획은 어떻게 확장되었습니까?

캐슬:그 문서는 비록 열 몇장 정도였는데, 게임의 개념과 그것을 게임으로 구현하는데 필요한 기술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담고 있었습니다. 개념 문서의 많은 아이디어들은 각각 개별적인 문서로 구체화 했지요.

인원 관리 책임이 있는 총제작자(Executive Producer - 역주 : 국내 개발사는 어떤 용어를 쓰는지?)로써, 프로젝트의 시간 관리나 자금 관련 문제, 그리고 베타 모델의보급 등 번거로운 일이 많았을텐데, 계획대로 잘 진행되었나요?

캐슬:아니오. 뭐 그래도 대체로 잘 되었지요. 사실 블레이드 러너는 내가 만든 게임들 중에 기획서와의 차이가 가장 적은 게임입니다. 제일 어려웠던 것은 스스로의 욕심이었지요. 제품의 한 부분이 우리의 예상을 뛰어넘을때마다 다른 부분은 다시 고려해야 했거든요.

직접 기술 지도까지 맡았던데, 총제작자로서의 일과 충돌하는 부분도 있었겠지요. 각 팀들을 어떻게 조화시켰나요?

캐슬: 새로운 인물들을 보강했습니다. 그중 여러가지 새로운 기술들에 대한 수석 설계자 제임스 맥네일등이 있습니다.

블레이드 러너 팀에는 몇명의 개발자들이 있었는지?

캐슬: 웨스트우드에는 120명의 임원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블레이드 러너를 만드는 동안 다른 두개의 제품도 동시에 진행하고 있었습니다. 우리 팀은 코더(직접 코딩을하는 사람) 들과 아티스트들로 구성되었죠. 이들은 어드벤쳐 게임 키란디아 시리즈와 모노폴리 CD롬을 제작했던 사람들입니다.

그러면 팀원 대부분이 같이 일했던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군요. 새로웠던 점은 기술적인 면 뿐이었나요?

캐슬: 기술적인 면에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게임을 CD롬 4장에 넣기 위해 세부적인 캐릭터 그래픽을 많은 부분 잘라내야 했던 점입니다. 게임의 장소와 애니메이션을 확보하면서도 디스크를 조금이라도 적게 갈아끼우게 하기 위해 게임의 엑스트라 인물들은 게임 엔진의 성능보다 훨씬 더 낮은 해상도로 표현되었습니다.

아트 웍(역주-그래픽과 사운드)를 제작하고 통합하면서 겪었던 문제점들은 어떤 것이 있습니까?

캐슬: 249기가 이상의 작품들을 만들었으며, 이것을 줄여서 4장의 CD 롬에 넣었습니다. 게임을 현실감 있게 만드는 것은 여러가지 이질적인 작업을 마치 톱니바퀴처럼 맞물려서 돌아가게 해야 하는데 정말 대단한 작업이었죠.

실제 영화속의 퇴폐적인 도시 이미지와 레플리칸트(영화 속의 복제인간-역주)의 이미지는 과학소설 장르의 팬들에게 친숙합니다. 영화 팬들이 있기에 일이 더 쉬웠는지, 또는 그 반대였는지?

캐슬: 팬이 있으면 수요가 있으며 제품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지만, 우리가 영화를 해석하는데 작은 실수라도 있으면 안된다는 점도 있지요. 열성 팬은 게임 제작에 도움이 됩니다. 블레이드 러너 팬들이 LA 2019 (역시 SF 영화지요-역주) 배경의 액션 슈팅 게임에 만족하지 않으리란 것은 명백한 일입니다.

이 영화는 스토리가 잘 알려져 있는데, 게임으로 만들면서 다루기 어려웠던 개념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어떤 것들이 잘려나가고 어떤 것들이 남았나요?

캐슬: 영화의 분위기를 그대로 살리지 못하면 완전히 실패라고 봤습니다. 실제 영화의 "줄거리" 는 버려야 했는데, 이는 플레이어가 영화 자체를 바꾸는 것을 원치 않았기 때문입니다. 대신 플레이어는 영화의 배경 줄거리를 따라 가면서 "카메라가 찍지 않았던 곳"의 여러가지 것들을 바꾸고 경험할 수 있습니다.

고치거나 개선한 점도 있었겠지요?

캐슬: 그리 많지 않습니다. 실제 개발 전에 수개월동안 계획을 짰으며 그게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대부분의 시간과 노력을 계획을 구현하는데 투자해서 계획이 정말 예외적으로 잘 수행되었습니다.

소설과 영화에서는 주인공 데커드(Dekard) 가 레플리컨트들을 제거하는데 뚜렸하고 단일하며 명백한 목표와 이유가 있었습니다. 그게 게임으로 만드는데 장애가 되지는 않았나요?

캐슬: 아니요. 쏘고 죽이는 것은 게임에 있어 특별히 쉬운 목표이지요. 사실 '죽이지 않도록' 하는 게임을 만드는 게 훨씬 더 어려운 것입니다.

데커드가 실제 인간인가 아니면 레플리칸트인가가 소설과 영화 속에서 나타난 가장 중요한 질문인데요. 한정된 그래픽으로 표시해야만 하는 PC 게임에서 그 점이 문제가 되었을 텐데.

캐슬: 우리는 데커드를 기용하지 않는 것으로 그 문제를 해결했기 때문에 상관없습니다. 사실 우리의 캐릭터 맥코이는 그 자신이 레플리컨트로 의심받는 것으로 나옵니다. 애매모호함이 이 게임의 가장 큰 매력입니다.

영화의 필름도 사용했나요?

캐슬: 전혀 사용하지 않았습니다. 3D 소프트웨어로 모두 직접 만든 것입니다. 영화의 상상력과 수많은 재능있는 아티스트들에 찬사를 보냈을 뿐 그대로 가져다 쓴 것은 전혀 없습니다.

시나리오 준비는 어떻게 했습니까? 게임이 영화에 충실하기 때문에, 영화 대본으로부터 출발했겠지요?

캐슬: 예. 영화의 주요 세트를 복제하고 동일한 상황을 만드는데부터 제작을 시작했습니다. 우리는 대본을 요약하고 영화의 흐름과 감정적 기복을 구별하려고 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그러한 결과로부터 독특한 스크립트를 만들었고 그 스크립트가 일어날 수도 있으나 플레이어가 직선적인 줄거리를 따라가야만 하는 것은 아닌 시뮬레이션을 만들려고 했습니다.

혁신적인 기술이 사용된 부분은 어떤 것입니까?

캐슬: 그림자처리, 반투명 조명, 감쇠, 렌즈 섬광, 연기, 안개, 기타 등등 실시간 게임 에서 실시간으로 렌더링되는 여러가지 특수 효과들의 새로운 세계를 열었습니다.

영화 제작시에는 영상과 음향을 동시에 만드는데, 게임 제작에서도 마찬가지였습니까?

캐슬: 대본과 대사를 먼저 쓰고 녹음합니다. 그 대사 트랙에 맞게 애니메이션과 모션 캡쳐를 만들었습니다. 전체 영화를 다시 만드는 것과 거의 동일합니다.

그래픽 면에서 영화의 '상영시간' 즉 동영상의 속도는 게임에서와 비교하면 차이가 있습니까?

캐슬: 우리 게임은 24비트컬러 640x480 모드에서 초당 15프레임을 계속 유지합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NTSC 모니터(훨씬 나쁨) 에서 비디오의 해상도(좀 나음)로 영화를 볼텐데, 게임은 컴퓨터 모니터에서 보면 같은 영상이라도 TV 에서 보는 것 보다더 좋습니다. NTSC TV에서 보면 좀 더 좋겠지만, 그렇게 좋지는 않을겁니다.

게임 개발에 쓰인 기술은 무었입니까?

캐슬: 블레이드 러너에서 캐릭터들에 쓰인 기술은 많은 작은 단일 색상의 폴리곤들이 표준 (비 3D) 비디오 카드에서 렌더링되게 하는 것이었습니다. 결과적으로 우리는 주인공의 경우 펜티엄90에서 20000 폴리곤을 렌더링할 수 있었습니다. 압축을 사용해서 프레임당 최소의 메모리를 차지하도록 하긴 했지만 초당 15프레임의 모션 캡쳐를 유지하다 보니 계속 CD의 용량이 모자랐습니다. 플레이어가 CD를 여러번 갈아끼우지 않게 하기 위해 우리는 엑스트라 인물들의 경우 3000 폴리곤 이하로 줄여야 했습니다. 이들은 플랫 셰이딩으로 렌더링해야했기 때문에 우리의 기술을 충분히 발휘할 수 없었습니다.

색상 팔레트는 어떻습니까? 문제 없었습니까?

캐슬: 팔레트 문제요? 있었지요! 대단히 힘들었습니다! 팔레트와 연기, 안개 효과 때문에 24비트 컬러를 썼습니다. 불행히도 24비트에서 640x480해상도에 15프레임을안정적으로 표시하는 카드는 별로 없습니다. 우리는 16비트 카드에서 24비트를 흉내내는 동적 디더링 테크닉을 만들어냈습니다. 픽셀들을 스트로브해서 (strobing pixels) 좀 더 많은 색상을 흉내내는 16비트 이미지들을 만들어내는 거지요. 그건 NTSC 텔리비전이 영상을 표시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웨스트우드는 오락실용, 닌텐도, 세가 세턴, 제네시스, 플레이스테이션, 아미가,맥 용의 게임을 만들어 왔습니다. 대단한 경험이 쌓였을텐데, 다음 계획은 뭡니까?캐슬: 좀 더 대용량의 메모리와 CD롬이 가능하다면 우리는 모든 캐릭터들이 더 멋지게 보이도록 만들 수 있었을 것입니다. 다음 게임들에서는 이러한 점들을 좀 더 파고들 것입니다.

여러가지 얘기 감사합니다. 우리가 나중에 블레이드 러너를 하느라 바쁘지 않다면 당신의 다음 프로젝트도 지켜보지요.


여기까지입니다]

... 그리고는 두 사람이 오락실에 가서 철권 3를 피터지게 하다가 루이스는 삐져서집에 갔다고... 하는 얘기는 없었습니다.

인터뷰에서 흥미있었던 것은, 기획서와 실제 게임의 차이가 지금까지 자신이 만들었던 게임들 중에서 가장 적었다는 것. 그 뒤에 보면 실제 제작에 들어가기전수개월간 계획-즉 제작 계획이겠죠-을 수립했다는 점 등입니다.

국내 개발사야 200기가 정도나 작업을 해서 추리는 규모는 없는 것으로 알지만, 아무리 소규모라 하더라도 충분히 심사숙고해서 제작 계획을 하고 일단 결정이 나면최대한 일정과 계획을 준수한다는 점은 배울만하지요? 하기야 배우들 모아서모션 캡쳐로 게임을 만드니 계획을 잘 안세우면 시간과 돈 낭비가 대단하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