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alable/scalability, 규모 가변적/규모 가변성

류광, 2003/03/27 22:44
scalable, scalability는 웹 기술 관련 서적이면 거의 항상 나오는 말입니다.

웹 애플리케이션이 'scalable하다'라는 말은 사용자 수가 급증해도 애플리케이션이 멈추거나 성능이 크게 떨어지는 일이 없다는 뜻으로 쓰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확장성이 있다' 정도로 번역할 수도 있겠죠.

그러나 scalablity/scalable을 '확장성/확장성이 있다'라고 번역하는 것은 몇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extensible, 즉 기존 애플리케이션에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는 쉽다라는 의미와 혼동할 수 있구요.... 두 번째는 scalable은 확장뿐만 아니라 축소라는 개념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간단히 말하면, 많은 사용자에서도 잘 돌아갈 뿐만 아니라, 사용자 수가 적으면 그만큼 서버 자원을 아낄 수 있어야 scalability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scalability는 대형 시스템에서는 대형 시스템에 맞게, 소형 시스템에서는 소형 시스템에 맞게 돌아갈 수 있는 능력이라는 의미까지 포괄합니다.

즉 설치 상황이나 운영 상황에 따라 애플리케이션의 규모가 동적으로 변할 수 있는 능력이 scalability이죠. 그래서 '규모 가변성'이라는 말을 선택한 것입니다....

번역서에 이 정도 분량의 역주를 넣기는 좀 무리라서, 대부분의 번역서에서는 자세한 설명은 생략했었는데요... 도움이 되셨길...  

-- 2001. 08. 05 15: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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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용어 - 분화와 impersonation

류광, 2003/03/27 22:44
impersonation과 분화... 이것을 처음으로 올리는 이유는, 아마 분화라는 말을 사용한 최초의 번역가가 저일 가능성이 많다는 점과, 그러면서도 분화라는 말이 한글 어법에 맞는지 애매한 구석이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컴퓨터 기술 분야에서 impersonation라는 말은 어떤 특정한 접근 권한을 가진 계정이 다른 어떤 특정한 접근 권한을 가진 계정으로 일시적으로 '변신'하는 것을 말합니다. 대표적인 예가 웹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웹 애플리케이션은 보통 익명 계정의 접근을 허용하지만, 작업 도중에는 익명 계정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이 필요하기 마련이니다. 시스템의 어떠한 비공개 디렉토리에 접근해야 한다던가 등등... 그러한 경우 애플리케이션은 그러한 일을 할 수 있는 다른 어떤 계정으로 잠시 변신해서 원하는 일을 한 후 다시 원래의 익명 계정으로 돌아갑니다. IIS의 경우 다른 어떤 계정이란 IUSR_컴퓨터이름 계정이겠죠...

impersonation은 사전적으로는 의인화이지만, 저는 '분화'라는 용어를 선택(선택이라기 보다는 조합)했습니다.

분화는... "영화 비천무에서 설리로 '분'한 김희선의 연기는...." 같은 문장에서 쓰이는 '분하다'라는 동사에서 따온 것입니다. 분하다에 화를 붙이는 것이 올바른 일인가는 솔직히 별로 자신이 없습니다. 어쨌든 어떤 배우가 극중의 배역으로 분하듯이, 어떤 계정 문맥이 다른 계정 문맥 역할을 한다는 의미에서 '분화'라는 말을 만들어 내었습니다.

분화라는 단어는 정보문화사에서 나온 Running IIS 4에서 처음 사용했구요. 그 이후에 두 서너 권의 책에서 분화를 사용했습니다. 이후에도 사용할 것이구요. 혹시 그전에 분화라는 말이 쓰인 적이 있는지는 모르겠습니다. 제가 가지고 있는 국어 사전에는 의인화를 의미하는 분화라는 단어는 없었습니다....

그리고 특기할 만한 일은, 2000년도인가 99년도인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의 한 글에서 분화라는 말이 쓰였습니다. 제 책을 읽고 쓴 것인지 그 분이 생각해 낸것인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어쨌든 분화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적어도 2명 존재한다는 사실....

임퍼서네이션이나 의인화보다는, 분화가 좋지 않나요. 하루에 세번만 입으로 발음해 보세요... 분화 분화 분화...

-- 2001. 08. 05 15: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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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꾸미고 있는 음모는...

류광, 2003/03/27 22:42
제가 꾸미고 있는 음모는... 국내의 모든 개발자들이 제가 선택한 용어를 사용하게 만드는 것입니다. 번역가라면 당연히 꿈꿔볼 만한 일이 아닐까요.

object를 객체라고 번역한 최초의 번역가(아마 교수나 학자겠죠)는 누구일까요 - 80년대 말인가 마이크로소프트웨어에는 object-oriented를 '객체 지향'이 아니라 '개체 중심'이라고 번역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글이 실렸던 적이 있습니다. 저도 어느 정도 찬성하는 이야기이지만, 지금 와서 개체 중심이라는 용어가 쓰일 확률은 0에 가깝죠. 그만큼 최초의 번역/용어 선택은 중요합니다...

많은 프로그래밍 용어들이 한글화되었지만, 한글화 속도 보다는 기술의 발전 속도와 용어들이 쏟아져 나오는 속도가 훨씬 더 빠릅니다. 그래서 일부 개발자들은 그냥 원어를 그대로 사용하는 쪽으로 일종의 포기를 한 상태인 것 같구요.... 어쩔 수 없는 현실이긴 하겠지만 그렇게 놔둬서는 안 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게시판에는 제가 '미는' 번역어들을 주로 올리겠습니다. '분화'라던가 '인도', '적격성' 등등... 어찌 보면 어색하지만, 감히 이야기하지만 쓰다 보면 익숙해집니다...^^;

이러한 노력은 단지 한글 사랑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프로그래밍의 여러 개념들을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일상 언어와 최대한 가깝게 통합시키는 차원의 문제이구요. 이는 객체 지향 서적에는 별로 나와 있지 않지만 객체 지향적 방법론의 중요한 주제이기도 합니다(이에 대한 부분은 개별적인 글로 올릴 생각입니다).

어쨌든... 제 번역서를 읽으면서 뭔가 좀 설명이 부족하진 않은가 하는 느낌이 있었다면, 이 게시판을 통해서 어느 정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적어도 그렇게 희망하고 있습니다.


-- 2001-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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