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자용 책의 어려움...

Twitter icon류광, 2005-11-02 18:11
SAMS의 Teach Yourself C++ in 24 Hours 4판을 번역하면서 느끼는 초보자용 책의 어려움.

루아 책은 2차 교정을 앞두고 있습니다. 11월 중에 나올 것입니다. 희소식 - 제가 쓴 부록이 그 책에 포함될 예정입니다. PIL이 없는 상황에서 미봉책이긴 하지만 그래도 의미가 있을 것입니다. 조만간 닥북 XML 소스까지 준비해서 온라인으로도 공개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지금은 SAMS의 Teach Yourself C++ in 24 Hours 4판을 번역하고 있습니다. 24시간만에 C++을 배운다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하시겠지만 Hour를 꼭 시간으로 해석할 필요는 없다는 변명이 가능할 것입니다 :) 저는 '강의'라고 받아들였습니다. 초보자에게 필요한 내용을 24개의 강의로 나눠서 설명하는 책인 셈이지요.

초보자용 C++책은 옛날 Waite 그룹의 C++ How-to(좋은 책이었습니다...) 이후로 처음입니다. 초보용이라고 번역이 쉬운 것은 아니라는 점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문장이나 내용 자체는 쉽습니다. 거짓말 조금 보태면 눈으로 영문을 읽으면서 손으로 한국어 문장을 입력할 수 있을 정도입니다 ^^V

어려운 점은 초보자 대상이다 보니 너무 간단하게 넘어가는 부분이 있고 그런 부분에 대해 역자로서 마음이 편치 않다는 점입니다. 기술적으로 따지고 들면 틀린 내용도 있습니다. 만일 이 책을 읽은 독자가 나중에 실력이 늘어서 고급서를 본다면 '어라 그때 배운 것과는 다르네...'라는 생각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단은 역주로 최대한 보충할 생각입니다만 어쨌든 번역 속도가 예상보다 느립니다...(전업 번역자의 입장에서 이건 적자입니다... -.-)

이런 문제는 어쩌면 좀 더 깊숙한 문제와 연결되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C++의 창시자 비야네 스트롭스트룹(BS)의 글들, 특히 인터뷰들을 보면, C++이 아주 배우기 쉬운 언어는 아니지만 그건 도구나 교재의 문제가 더 크며 기본적으로는 '필요한 만큼 배우고 배운 만큼 써먹을 수 있는 언어'라고 주장합니다. (저 문구가 BS의 구체적인 표현과 정확히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어쨌든 그런 뜻이었다고 기억합니다.)

C++이 필요한 만큼 배우고 배운 만큼 써먹을 수 있는 언어라는 주장을 어떻게 생각들 하시는지 모르겠는데 저는 그렇다고 믿는 쪽입니다. 그리고 지금 번역하는 책도 최대한 그런 관점에서 번역할 생각입니다. 모든 것을 이야기하지 않기 때문에 부족하거나 일견 틀린 것처럼 보일 수 있는 부분이 있더라도 책의 의도(대상 독자의 수준 등) 자체와 모순되지 않는다면 문제가 없다고 보는 것이죠...

C++이 필요한 만큼 배우고 배운 만큼 써먹을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표현력입니다. 사용자 정의 형식과 연산자 중복 적재는 물론 템플릿과 궁극의 매크로까지 지원하는 C++은 특정 문제 영역에 맞는 새로운 표기법을 만들어 내는 데 탁월한 언어라고 생각합니다. 잘 만들어진 라이브러리를 제공한다면 클라이언트는 변수, 함수, 선언, 표현식 개념 정도만 배우고도 대단히 많은 일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뭐 이 부분은 나중에 좀 더 이야기해보겠습니다.

태그: 번역 프로그래밍 C++ 번역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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