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동태에 대해

Twitter icon류광, 2003-08-25 01:08

사람들이 소위 '번역체'라고 하는 문체에 대해 지적하는 것 중 하나가 수동태를 남용한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어떤 사람은 한국어에는 수동태가 없다는 말도 하던데요. 뭐 수동태는 없을지 몰라도 피동(입음)문은 있습니다. 수동태와 피동문이 얼마나 다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피동문을 만드는 피동화 접미사나 되다, 지다, 받다 같은 동사가 존재하죠.

남용을 해서는 안 되겠지만, 번역을 하다보면 수동태가 필요한 경우가 있습니다. 그리고 필요한데 억지로 피하는 것도 좀 우스운 일입니다.

수동태가 필요한 대표적인 경우는 주어를 계속 유지하고 싶을 때입니다. 시점의 변화를 최소화한다고 할까요. 예를 들어 A가 B를 호출하고, C가 A를 호출한다고 하면

  1. "함수 A는 내부에서 함수 B를 호출한다. 그리고 함수 C는 A를 호출한다. ..."

  2. "함수 A는 내부에서 함수 B를 호출한다. A 자체는 함수 C에서 호출된다. ..."

만일 이 다음에 함수 C에 대한 설명이 이어진다면 1 번이 더 낫겠지만, A에 대한 이야기가 계속 이어진다면 2번이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A에 좀 더 집중할 수 있거든요...

정말로 피해야 할 것은 "~되어지다" 같은 중복된 수동문입니다. 비문이죠.

태그: 번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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